트럼프의 불도저 전략 보복에 재보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당시 추진한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이어지며 국제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3월,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본격적인 무역 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조치는 미국 내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시행되었으나, 주요 교역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유럽연합(EU)은 강력한 반발을 보이며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60억 유로(약 41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1단계 조치로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에 10~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2단계 조치로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에서 생산되는 민감 품목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를 비롯한 EU 국가들이 미국산 위스키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즉시 철회되지 않으면 프랑스 및 EU 회원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 샴페인, 알코올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와인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유럽의 와인 생산업체들에는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였다.
벼랑 끝 전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흔히 '벼랑 끝 전술'로 평가된다. 상대국을 궁지로 몰아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려는 전략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에 25%의 수출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트럼프가 이에 맞서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캐나다가 이를 철회한 사례를 들어 이 전략이 일부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철강·알루미늄 분야에서 미국의 최대 수출국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즉각 반발하며 298억 캐나다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상대로 분쟁 협의를 요청하며 국제 무역 규범 위반을 문제 삼았다.
중국 또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었고, 이에 중국 정부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략을 취했다.
감정 싸움으로 번진 무역 전쟁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인해 캐나다, EU, 중국 등의 반발이 심화되었고, 이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감정적 대응으로까지 번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으며, 호주 역시 미국의 관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자 자국산 제품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프랑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EU 와인 관세 위협에 대해 "EU 집행위원회 및 회원국과 함께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우리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협상에도 열려 있다"며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역 전쟁이 지속될 경우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각국은 협상의 문을 열어두는 전략을 병행했다. EU는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캐나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했다. 캐나다 신임 총리로 취임한 마크 카니는 "캐나다의 주권이 존중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또한 공식적으로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펜타닐 문제 대응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미국 새 행정부와 추가적인 협력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각국이 개별적인 협상을 시도하며 무역 전쟁이 전면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은 국제 무역 체제에 큰 변화를 초래했으며, 각국의 대응과 협상 과정이 글로벌 경제 질서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