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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인생은 순간이다 독후감,실패를 받아들이는 용기,느낀 점

by 올라운더 LEE 2025. 5. 2.

 

인생은 순간이다 책 표지
인생은 순간이다

 

김성근 인생은 순간이다 독후감


- 끝없는 싸움, 치열한 순간들 속에서 길어낸 삶의 철학 -

김성근이라는 이름은 한국 프로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인물이다. 그는 단순한 야구감독이 아니다. ‘승부사’, ‘냉철한 전략가’, ‘괴짜 감독’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그의 본질은 ‘인간 김성근’에 있다. 인생은 순간이다는 그가 살아온 길, 겪은 실패와 도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통해 체득한 삶의 철학을 담아낸 자서전이자 인생 수업 서다. 단순한 회고록이나 성공담이 아닌, 순간순간을 어떻게 마주하고 버텼는가에 대한 내밀한 고백이자, 고통을 딛고 일어선 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창이 된다.


순간의 힘을 믿는 사람

이 책의 제목부터가 강렬하다. ‘인생은 순간이다.’ 누구나 시간을 이야기하지만, 김성근은 ‘순간’에 주목한다. 그는 말한다. “인생은 거창한 설계도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찰나의 선택과 직감, 판단이 쌓여 만들어진다.” 야구는 9회까지의 경기지만, 결정적인 승부는 단 한순간에 갈리기도 한다. 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작은 틈을 파고들어 전략을 짰다.

이 철학은 야구를 넘어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인생을 큰 그림으로 그리지만, 실제로 우리를 바꾸는 건 단 하나의 사건, 하나의 만남, 혹은 마음속에 찾아오는 한순간의 깨달음이다. 김성근 감독은 그 순간들을 붙잡고, 놓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불굴의 의지와 집념

김성근은 야구 선수로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인물이었다. 일본에서 야구를 배운 그는 프로 무대에서 크게 활약하지 못한 채 조기 은퇴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다른 방식으로 채우고자 했다. 바로 ‘지도자’라는 길이다.

그는 현장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선수들의 몸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데이터와 감각을 조화시킨다. 현장에서 그는 “야구는 머리로 하는 게임”이라며 ‘근성’만으로는 절대 통하지 않는 세계임을 강조한다. 동시에, 그는 누구보다도 ‘근성 있는 사람’이었다. 수많은 해고와 냉대, 언론의 비난과 팬들의 비판 속에서도 그는 굴하지 않았다.

SK 와이번스 시절, 그는 팀을 만년 하위권에서 정규 시즌 1위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 시절에는 ‘돌부처 야구’라는 혹평 속에서도 5강권에 가까이 가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의 야구 철학은 ‘과학’과 ‘열정’의 경계에서 줄타기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철저한 자기 확신과 엄격한 자기 관리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고독한 리더십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다. 김성근은 단호하다. “리더는 외로워야 한다. 그래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그는 선수들과 너무 친하지 않으려 했고, 그들에게 사랑받는 감독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필요한 순간에 선수에게 차가운 조언을 건네고, 성장을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이 방식은 많은 오해를 낳았다. ‘구시대적’이라는 비판, ‘권위주의’라는 오명도 뒤따랐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리더는 인기인이 아니다. 결과로 말해야 하고, 팀을 위해 자신이 욕을 먹더라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이란 결국 고독을 견디는 힘이라는 그의 신념은, 오늘날 빠르게 바뀌는 조직 문화 속에서도 다시금 되새겨볼 만한 메시지를 준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용기


김성근 감독의 인생은 화려함보다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는 삼성 감독 시절, 시즌 도중 경질되었고, 이후 LG, SK, 한화에서도 여러 차례 중도하차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해고한 구단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했고,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그의 자세가 여러 일화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그가 일본에서 야구 코치를 할 때, 일본인 선수들이 자기 말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서글픔이나, 국내에서 ‘야구를 모른다’며 외면당했던 시절의 고통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두려운 것은 실패했을 때 도망치는 나 자신이다.”라는 그의 말은,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타인을 변화시키는 힘

김성근 감독은 ‘인간 개조’로도 유명하다. 이승엽, 김재현, 박정권 등 수많은 선수들이 그의 지도 아래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선수의 약점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때로는 혹독하게, 때로는 무심한 듯 다정하게.

그는 단지 기술만 가르친 것이 아니다. ‘인생의 태도’를 가르쳤다. 선수에게 단기적인 성적보다 장기적인 커리어를 바라보도록 했고, 지금의 연습이 3년 후를 바꿀 것이라 말하며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그가 말하는 ‘야구 철학’은 곧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는 강한 멘토였고, 포기하려는 이들에게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했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

인생은 순간이다에서 감동적인 부분은, 그가 결국 ‘사람을 믿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언론이나 대중은 그를 냉혹한 승부사로 그렸지만, 그의 글 곳곳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숨어 있다.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스태프, 끝까지 노력하는 2군 선수들, 팬들의 응원, 구단 직원들의 수고까지 그는 놓치지 않고 기억한다.

김성근은 말한다. “결국 야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전략도 통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것을 숫자로 환산하는 시대에, 사람의 감정과 의지를 중시하는 지도자였다. 때론 감성적이기까지 한 그의 판단은, 그래서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김성근의 삶이 주는 교훈

김성근의 인생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가난한 유년기, 낮은 자존감, 실패한 선수 경력, 오해와 비난, 수많은 경질…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버텼고, 다시 시작했고, 끝내 자신의 철학을 증명해 냈다.

인생은 순간이다는 단순한 야구감독의 회고록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철학서다. 김성근은 ‘성공’보다는 ‘성장’의 가치를 말하고, ‘결과’보다는 ‘태도’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느낀 점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여러 번 멈춰야 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무겁게 다가왔고,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인생의 본질을 찌르는 말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들이 어떻게 보든, 나는 내 방식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확신이 있다.”는 말은, 나의 삶에 깊은 울림을 줬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 혼자만의 싸움, 주변의 오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나아가야 하는 이유를, 김성근의 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생은 긴 마라톤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 아침의 결심, 매 순간의 태도, 그리고 단 하나의 진심이 모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인생은 순간이다는 한 남자의 치열한 생존기이자,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성찰의 기록이다. ‘승부는 순간에 갈린다’는 말은 단지 경기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 하루의 선택이 내일을 바꾸고, 지금 이 순간의 태도가 결국 인생을 바꾼다.

김성근 감독의 삶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도 뜨거웠다. 그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우리에게 말한다.
“버티는 자가 결국 이긴다. 그리고 그 순간을 붙잡는 자가 인생을 이끈다.”